그냥 티비 틀어놓았다가 재미있는 드라마 하면 보지만, 작년 처음 왔을 때처럼 닥본사 할만큼 열심히 보지는 않는다. 괜히 이번 학기 이것 저것 바쁜데 이런 것까지 말리면 안될 것 같아서, 자제 하는 중(사실 프리즌 브레익은 시즌2를 미리 주파했었다면 시즌3를 처음부터 안 놓치고 봤을 것 같다..).
오늘도 그냥 채널 돌리다가 CSI(오리지널 Las Vegas)가 시작하길래 보고 있었다.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에피소드가 보통 완결성을 갖기 때문에 심심할 때 하나씩 보기에 딱 좋다. 말은 어려운 편이라 이해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오늘 내용에 처음보는 FBI 에이전트 아저씨가 좀 비중있게 나왔다. 새로운 캐릭터 등장인가? 하고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에피소드에서 사건이 완결 안되고 끝나버렸다(이러면 보통 다음주 에피소드에서 사건이 완결. 아주 가끔 시즌 내내 지속되는 사건도 있음). 에이, 좀 아쉽네.. 하면서 채널을 그대로 고정시켜두고 있었는데, 그 다음 드라마가 시작한다. 'Without a Trace'라는 드라마인데 한번도 본적이 없다.
그런데 그리섬 반장이 계속 나오는 것이다!
난 처음에는 아직 CSI가 안 끝났나? 라고 생각했는데, 불현듯 저번 주에 계속 하던 CSI 광고에서 2시간 연결 에피소드 어쩌구 했던게 기억났다. 그때는 이해 못했는데, 드라마 두개가 crossover 되면서 서로 연결시켜버린 것이었다.

Without a Trace 드라마 주인공들
http://www.cbs.com/primetime/without_a_trace/index.shtml
(여긴 같은 방송국 CSI 홈페이지)
http://www.cbs.com/primetime/csi/
결국 새로 등장했던 FBI 수사관은 Without a Trace의 주인공(그리섬 반장 같은 존재) 아저씨였다. 원래 이 드라마도 New York을 무대로 실종된 사람을 찾아내는 FBI 부서의 내용을 담고 있는 드라마라서, New York에서 실종된 어린 아이를 찾다보니 혐의자가 Las Vegas로 건너간걸 포착해서 저 아저씨가(극중에서 Jack이다 ㅎ) CSI Las Vegas와 공동 협조하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그리섬 아저씨도 다시 New York으로 쫓아간 범인 뒤를 쫓아 이 드라마에도 등장하는 식. 나도 예전에 혼자 공상할 때 두 드라마의 crossover를 막 상상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아주 재미있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고, 결국 Without a Trace도 끝까지 다 봤다.(이렇게 재미있는데 중간에 끊으면 그게 더 이상한 사람이지..)
드라마가 끝나고 다시 생각해보니, 기발한데다가 매우 효과적인 홍보 전략이란걸 깨달았다.
1. 초인기 드라마 CSI의 힘을 입어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떨어지는 Without a Trace의 시청률도 동반 상승
2. 이걸 계기로 Without a Trace는 새로운 시청자 확보 가능
더욱 궁금해진게.. 한국에서도 CSI 인기리에 방영 중일텐데, 이런 에피소드는 어쩐단 말인가! 설마 Without a Trace에서 이번 에피소드만 계약해서 틀어주나? CSI 매니아들이라면 반토막짜리 사건에 당황할테고, 당연히 어디선가 찾아서 보겠지만.. 티비로만 즐겨보는 사람들은 다음 회에서 싹 바뀌는 전개에 당황할텐데.
여튼 머리 좋은 사람 많고, 사람들 생각하는것도 다들 비슷하다.
참고로, 내가 생각했던 crossover 드라마는 아예 본격적으로 두 명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병렬적으로 드라마를 만드는 것이다. 같은 시간과 사건을 공유하도록. 이렇게 만들면 뻔하고 뻔한 삼각관계 연애 드라마에서도, 보통의 한 명의 주인공+조금 덜 멋진 조연 구도를 벗어나서 대등한 주인공 두 명을 내세울 수도 있고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한 쪽 드라마만 봐도 충분히 재미있지만(일반적인 드라마처럼 느껴지게), 나중에 주인공을 바꾼 버젼의 풀 에피소드를 방영하면서 숨겨져 있던 얘기 등을 밝혀내는 방식. 특히 최종 결말 부분에서, 단순히 사랑 사움에 패배한 것으로 보였던 남자 주인공2가 사실은 전혀 밝히지 못했던 비극적인 이유 때문에 여자를 위해 사랑을 포기하고 남자 주인공1에게 양보했다는 사실을 밝힌다거나.. 이러면 시청자들은 눈물바다?
갑자기 소설 쓰고 있다. 하지만 몇 년전에 진지하게 공상했던 얘기였음.
Posted by ssimz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