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랩에서 점심을 자주 같이 먹는 형들 두명에 Dan까지 넷이서 같이 먹었다.(중국인인데, 이름은 아마 중국 이름의 일부 혹은 변형일 듯. 영어 이름과는 반대로 여학생이다)
이럴 때는 당연히 영어로 서로 얘기한다. 조금 불편하지만 다른 문화권 사람들과의 얘기는 일단 불붙으면 항상 재미있다. 대신 형들과도 영어로 얘기하는게 좀 어색한데(native speaker와는 거리가 있으니), 영어로 you라고 하다보면 뭔가 한국어로 얘기할 때에는 미묘하게 어색한 상황이 자연스럽게 생기기도 하고 그런다.
어쨌거나,
- 밥을 먹다보니 이날의 점심에 대해서(멕시칸) 자연스럽게 얘기를 하다가
- 요리 얘기를 하니까 한국, 중국 음식에 대해서 얘기를 하게 되고(중국 요리의 최고봉이라는 '불도장'이 이날의 화제였음. 요리만화를 즐겨봤던 사람들은 한번쯤 들어봤을 듯)
- 한국 요리 얘기하다 보니까 매운 음식 얘기가 나왔고(내가 맨하탄에서 떡볶이 포장마차 사업을 하는 아이디어에 대해서 설명했음)
- 매운 음식 얘기를 하다가 Dan에게 물어보니까 자기 고향 음식이 워낙 매워서 자기는 한국 매운 음식 전혀 문제 없다는 얘기를 듣고
-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사천 지방 출신이라는 얘기를 처음으로 들었고
- 사천에 대해서 얘기하다가(티벳에서 가장 가까운 성에 있는 듯) 중국 내에서의 위치를 설명하면서 Dan이 삼국시대의 촉나라의 수도(?)였던 도시가 자기의 고향이라는 얘기를 알려줬고
- 삼국시대 얘기가 나오니 삼국지(연의) 얘기를 한참 동안 하게 됐다(내가 삼국지 10번 정도는 읽었다고 했더니 놀라더라. 그리고는 일본이나 중국 사람들이 삼국시대 역사에 대해서 중국사람들보다 더 잘 알고 있는 것 같다고 Dan이 그랬다. 어릴때 한두번 읽고 게임에 빠져들면 여러 버젼의 삼국지를 1년에 한번 정도씩은 읽어주는게 한국에서 제법 흔한 케이스일 듯. 이게 다 Koei의 때문이다 -_-).
중국 사람들과 얘기를 하다보면 다른 나라 사람들과의 경우와는 달리 '한자' 덕분에 재미있는 공통점, 동질감을 많이 발견하게 되는 것 같다. 중국문자의 특성 상, 각 자의 발음도 비슷한 경우가 많을 뿐더러 각 자마다 '뜻'을 갖고 있기 때문에 뜻을 설명하다보면 알아듣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날도 필담을 하거나 -_-(사실 내 경우에도 읽을 수 있는 한자에 비해서 쓸 수 있는 글자는 현저히 적다) 한건 아니지만 많은 경우에 다른 국가라면 이해하기 힘들 듯한 얘기를 재미있게 공감할 수 있었다.(ex. 사천, 불도장, 삼국지 등등)
얘기가 조금 다른 곳으로 흐르는데, 나는 그래서 한자 교육을 대폭 축소(아예 없앴던가? -_-)하게 된 현재의 한국사회의 흐름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한글전용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득보다는 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이 개인적인 느낌.
- 위,촉,오는 중국어로 위,쉔,오에 가까웠다. 위랑 오는 사성빼면 거의 비슷한 수준
- 작년 여름에 인턴할 때 친하게 지내던 엘리엇이라는 중국 친구 고향의 중국 방언은, 놀라울 정도로 독음이 한국어와 비슷했다. 표준 만다린이 30%정도 비슷하다면 이건 70% 이상이라고 해도 될 듯. 그 지방에 가면 중국어 단어들은 대부분 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Posted by ssimzie